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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00페이지, 22줄, 25자.
일종의 왕따를 당한 이민 출신 전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스베트라나 올가 아이트마토바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독일계인 엄마의 희망을 따라 독일로 이민을 왔습니다. 대략 백여 년 전에 그쪽으로 이주를 했던 독일계의 후손인가 봅니다. 같이 사는 새 아빠는 독일어에 서툰 화물차 운전수, 엄마는 마트의 정육 코너 직원. 우크라이나에서는 월반도 했었고, 지금 다니는 실업 학교에서도 성적이 매우 좋아 (대학을 가게 되는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으로 갈 것을 권유받았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데 있는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에 장학생으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아마 독일도 다른 나라들처럼 9월쯤에 신학기가 시작되는 듯합니다. 3월에 가는 걸 두고 학기중이라는 표현이 있으니까요.
문제는 많습니다. 먼저 기숙학교인데 통학생으로 다닌다는 점. 사립학교여서 학비가 비싸다는 점(다른 말로 다른 학생들은 대체로 잘사는 집 아이들일 것이라는 점), 중간에 편입했다는 점입니다.
저도 국민학교 2학년 때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를 하면서 전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먼저 다니던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전학 간다는 인사를 하는 장면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 동안 학기 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언젠가 부모님께서 여름방학 때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아마 방학식 직전에 인사를 한 모양입니다. 아무튼 서울에 가서 새로운 아이들 사이에 섞였는데 몇 가지 점에서 이 책의 주인공과는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당시 이문동은 서울에 편입된 지 얼마 안되는 때라 인구가 많았고, 대체로 지방에서 올라온 (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대략 한 반이 80명에 가까웠으니까요. 다들 생활 형편도 비슷하였고요.(각 반에서 10여 명 빼고 말이지요), 한 학년에 전입생이 보통은 대여섯 명이나 되었고요. 저는 나이도 어렸고(77명 중 74번째), 덩치도 작아서 저보다 20센티는 더 컸던 짝인 여자애에게 잡혀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아, 그 애의 성격이 나쁘지 않아서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주인공으로 돌아가면 기숙학교는 폐쇄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부모가 원해서 다니는 아이들이지요. 따라서 통학생은 학생들 사이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미 다른 통학생이 왕따로 중간에 떠난 바 있다는 대목이 앞부분에 나옵니다. 따라서 학교 당국에서 배려를 했어야 했는데 이 점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아졌습니다.
경제수준의 차이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점으로 부각됩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하였습니다. 남에게 신경을 안 쓰면 되는데, 이게 참 힘들 거든요. 뱁새는 황새를 따라 갈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 쉬운데, 그걸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저의 경우를 돌이켜 보면 중고등학교 때는 교복이라는 방어막이 있어서 대충 넘어갔고요, 대학교 때는 (혼자) 자각을 못했을 뿐입니다.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대학 동창의 1/3은 부유층, 1/3은 중산층, 그리고 나머지 1/3이 저랑 비슷한 하상 내지 중하층이였습니다. 제가 당시엔 생각없이 살았기에 별 타격없이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생각없이 사는 게 좋습니다.
중간 전학생인 경우 친구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글 중에서는 라비가 될 수 있었지만, 상급생이지요. 그러니 그림의 떡입니다. 24명밖에 안되는 같은 반 애들에게서 친구를 구하지 못한 게 치명적입니다.
주인공의 관점을 벗어나서 보면, 스베트라나는 거슬리는 이물질입니다. 나이도 어리고, 외국 출신이고, 공부도 잘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사는 형편도 크게 다르고, 더구나 샘나게도 통학생입니다. 왕따의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었네요. 원래 인간은 자신과 다른 인간을 싫어합니다. 잘살든 못살든 상관없습니다. 자기와 다르다는 게 문제니까요. 장애인을 꺼려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말도 있잖습니까? 외눈박이 마을에서는 양눈박이가 병신이다.(요즘 용어로 고치면 장애인이다 )
시작이랑 끝을 보면 아직 정신병원에 수용된 상태 같습니다. 다행히 병원 학교를 다니는 듯하고요. 모든 상황을 정확히 기술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의도적인 글로 보여집니다만.
150924-150924/150924
청소년들 사이에서 은밀하고 과감하게 일어나는 ‘사이버 스토킹’을 소재로 한 성장 소설. 우크라이나 태생의 열네 살 소녀 스베트라나는, 이른바 독일의 명문 학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으로 전학을 간다. 스베트라나는 해외 이주자에다 유명 브랜드의 옷을 입지 않고, 엄마가 남학생 기숙사에서 청소부로 일한다는 것, 즉 ‘그 학교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단순한 장난으로 시작되었던 따돌림이 인터넷 상으로 번지면서 차츰 악의를 띠게 되는데…. 이 작품은 사이버 스토킹을 당하면서 스베트라나의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는 과정을 소름 끼치도록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아울러 외모 지상주의, 성적 지상주의, 가정불화 등 요즘 청소년들을 둘러싼 내밀한 문제들을 끄집어내어 다각도로 꿰뚫어 보게 한다.
기차에서 태어난 아이
꿈의 낙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
혹독한 신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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